“길고양이 구조, 생각보다 쉽지 않았습니다”

작년 여름, 진짜 숨 막히게 더운 폭염날이었다.
그날 나는 아파트 화단 쪽으로 정신없이 뛰어가는 작은 삼색 아기고양이 한 마리를 봤다.
우리 동네는 원래 검정 터줏대감 고양이들이 장악(?)하고 있던 곳이라
처음 보는 아기 고양이가 너무 눈에 띄었다.
그때만 해도 나는 몰랐다.
몇 달 뒤…
내 통장보다 더 신경 쓰게 될 존재가 될 줄은.

겨울, 다시 나타난 삼색이
시간이 지나 겨울이 됐고
어느 날 아파트 입구 화단에서 그 아이를 다시 만났다.
근데 상태가 너무 안 좋아 보였다.
추위에 떨고 있는데
얼어 있는 사료까지 먹고 있는 걸 보니 마음이 무너졌다.
결국 집에 있던 사료와 츄르를 챙겨 나가기 시작했고
며칠 뒤에는…
✔️ 길고양이 집 설치
✔️ 핫팩 넣기
✔️ 담요 깔기
✔️ 새벽 기온 확인하기
어느새 내가 “캣맘 초보 과정”을 밟고 있었다.

현실은 드라마가 아니었다
처음엔 삼색이가 잘 먹는 것 같아 안심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자
동네 큰 고양이들이 밥자리를 차지하기 시작했다.
삼색이는 늘 눈치를 봤고
급기야 쓰레기봉투까지 뒤지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보는데 너무 마음이 아팠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따로 있었다.
바로…
“관리실 연락.”
“공동구역이라 고양이 집은 치워주세요.”
솔직히 이해는 갔다.
아파트는 함께 사는 공간이니까.
하지만 그렇다고 다시 추위 속으로 내보내는 것도 쉽지 않았다.
결국 구조 결심
처음에는 시청 축산과에서 무료로 포획틀을 빌렸다.
유튜브에서는 다들 쉽게 잡던데…
현실은 달랐다.
삼색이는 포획틀 근처도 안 왔다.
알고 보니 이미 TNR(길고양이 중성화)을 겪었던 아이들은
포획틀을 엄청 경계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래서 결국 직접 내돈내산 노랑 통덫을 구매했다.

그리고 일주일동안 “여긴 안전한 곳이다~”
세뇌(?) 작업 시작.
밥도 그 안에서 주고
냄새도 익숙하게 만들고
조금씩 거리를 좁혔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드디어 구조 당일.
긴장해서 심장이 터질 것 같았는데…
세상에.
삼색이가 망설임 없이 바로 들어갔다.
진짜 그 순간 이런 느낌이었다.
“나 이제 좀 살고 싶어요…”
솔직히 울컥했다.
병원은 그야말로 전쟁터


그렇게 바로 병원으로 이동.
하지만…
삼색이는 생각보다 훨씬 야생성이 강했다.
✔️ 병원 탈출 시도
✔️ 진료실 점프
✔️ 대혼란 발생
✔️ 결국 의사 선생님 손까지 물기 성공(?)
진료실 분위기가 거의 액션영화였다.
그래도 다행히 큰 문제는 없었고
현재는 우리 집 베란다에서 격리 생활 중이다.
길고양이 구조하며 느낀 점
사실 구조는 “불쌍해서 데려온다”로 끝나는 게 아니었다.
병원비, 격리, 합사 고민, 배변 문제, 스트레스 관리까지
생각보다 정말 많은 준비가 필요했다.
하지만 요즘 가끔 그런 순간이 있다.
경계하던 아이가 편하게 잠들어 있는 모습.
그걸 보면 괜히 뿌듯하다.
“아… 이제는 안 도망가도 되는구나.”
길고양이 구조 전 꼭 알아둘 점
✔️ 무조건 바로 만지려고 하지 말기
✔️ 포획틀은 미리 익숙하게 만들기
✔️ 병원 이동장은 꼭 튼튼한 걸 사용하기
✔️ 구조 후 격리 공간 필수
✔️ 기존 반려동물 있다면 합사 천천히
**추가**예방접종은 필수이지만 천천히
구충제 먼저 먹이기~갈아서 츄르에 넣어주기
특히 아기 고양이라고 무조건 순한 건 아니라는 걸 이번에 제대로 배웠다 😂
혹시 여러분도
겨울이나 폭염 속 길고양이를 본 적 있나요?
가끔은 작은 관심 하나가
한 생명을 살리기도 합니다.😁